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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25

마음 소리

마음 소리​새벽의 숨결이 닿는 곳,고요 속에 떨리는 한 줄기 소리.눈을 감으면 흐르는 바람이어디론가 나를 부릅니다.​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리지 않지만 느껴지는 것.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서작은 물결처럼 번지는 속삭임.​머뭇거릴 때,길을 잃었다 생각할 때,그 소리는 조용한 빛이 되어나를 비춥니다.​두려워하지 말고, 멈추지 말라고.흔들려도, 길은 사라지지 않는다고.마음 소리는 언제나,나를 향해 흐르고 있었습니다.​- 가치지기 -​

2025.02.16

믹스커피

믹스커피​작은 스틱 하나 뜯어설탕과 커피가 함께 쏟아진다.​적당히 덜어내고 싶었지만스틱은 이미 단맛에 빠져휘젓고 있다.​덜 지치려고 다짐하며 시작한 하루,결국 모든 무게를 짊어지고하루를 휘젓게 된 날.​남아 있는 슬픔까지휘휘 저어 다 녹여버렸다.​피곤이커피 향에 밀려난다.​하루가 그랬다.덜 슬퍼하기로 결심해도결국 몽땅 쏟아내고 마는 밤들이 있다.어차피 다 녹을 텐데왜 그렇게 붙들고 있었나 싶어쓸쓸한 웃음이 피어나는 밤.​한 모금 넘기면쓸쓸함도 달달해진다. -가치지기-

2025.02.11

습설(濕雪)

습설​눈물 머금고 내리는 너는주체할 수 없는 고독으로 내리자마자 얼음이 되고네 삶의 무게가 너를 안고 있는 가지마저 무너뜨리고그래도 너는 굳어진 마음을 열지 않는다.​부러진 가지의 숨죽인 비명을 듣고쓰러진 담장의 차가운 몸을 감싸 안는다.너는 그들과 함께 무너져 내리며,너 자신을 탓하고 또 탓한다.​깨진 소리들, 눌린 자국들,너의 자취가 새겨진 자리마다고요한 상처들이 번져간다.너는 땅과 가지, 모두의 아픔을 안고조용히 스며들며 미안함을 흘린다.​너의 눈물은 결국 얼어붙고바람의 흔적만이 네 곁을 스친다.네가 남긴 상흔 위로,새벽의 햇살은 더디게 내려와따스함을 되찾아주기를 약속한다.​바람 불면 흩어질 수 없는 너,끝내 부서지고도 남아 있는 너는함께 아파하는 자로,스스로 무너지며 그 무너짐으로 세상을 품으려 ..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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