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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글 119

내 인생을 붙잡아 준 단 한 문장

–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Der Herr ist mit mir​​독일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살았던 마을, 쾨니히스베르크(지금의 칼리닌그라드)에 있는 한 교회에는 이런 문장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칸트는 이 말씀을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았다고 합니다.​철저히 이성을 추구했던 그조차 인생의 결정적 순간마다 이 말씀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어린 시절, 성경 암송대회에서 시편 23편을 외우고 공책 몇 권을 상으로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그저 새 공책을 받고 싶어서 외웠을 뿐이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삶의 무게가 짙어질수록 그 말씀이 내 마음 깊은 곳에 점점 더 선명하게 새겨졌습니다. 그리고 지..

일상글 09:05:18

반 고흐, 인생을 그리다

– "색으로 울고, 붓으로 기도하다." 미술관을 나서는 길,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흐린 날씨였지만, 제 눈에는 마치 반 고흐의 붓끝이 그려놓은 듯한 노란 태양이 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림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보는 일’을 넘어 ‘느끼는 일’ 임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특히 반 고흐의 그림 앞에서는 더욱 그러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눈으로 보기 전에, 마음으로 먼저 다가왔습니다.​이번 전시에서는 반 고흐의 작품뿐 아니라 그의 삶의 궤적이 각 전시실마다 글 액자와 함께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세심한 기획 덕분에 단순히 그림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반 고흐가 어떤 마음으로 이 그림을 그렸는지, 그 시대의 고통과 사랑, 광기와 진심이 어떻게 색채로 승화되었는지를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었습니..

일상글 2025.06.18

작은 승리의 힘

– "반복과 실천이 만드는 변화의 기적"​​ 요즘 회사에 하나의 큰 목표가 내려졌습니다. 이처럼 거대한 목표가 설정되면, 자연스럽게 그것은 세분화되어 각자의 과업으로 나뉘게 됩니다. 구성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목표에 맞게 계획을 세우고, 그 안에서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주어진 목표보다 더 큰 도전에 나서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성과를 보다 매끄럽게 표현하는 데 집중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성장과 무관한 성과는 과연 진정한 성과일 수 있을까요? 저는 그 성과가 진짜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장의 서사’가 함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진정한 성과는 시작점에서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나는 이 일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가?’와 같은 질문에서 비롯됩니다..

일상글 2025.06.18

하루하루 편히 사는 삶의 지혜

돌아가는 생​ -정연복 시인​어쩌다가 생겨나지상에 잠시 머물다가​언젠가 한 줌의 흙으로돌아가야 한다.​삶의 흔적이야얼마쯤 남겠지마는​이것도 세월 가면깨끗이 지워지고 마는 것. ​뭘 너무 많이 이루려고 조바심하고 욕심내지 말자 ​돌아가는 그날까지하루하루 맘 편히 살자. ​하루하루 편히 사는 삶의 지혜 ​정연복 시인의 시 「돌아가는 생」을 읽으며, 삶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우리는 모두 어쩌다 이 세상에 태어나, 정해진 시간만큼 머물다 결국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입니다. 이 시는 그 단순하지만 분명한 진실을 조용히 일러줍니다.​삶의 흔적이야 얼마간 남겠지만, 그것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깨끗이 사라지고 맙니다. 이 구절을 읽으며 ‘무엇을 위해 그토록 조급하게 살아왔는가’라는 질문이 ..

일상글 2025.06.16

안아주기

안아주기 -나호열​​어디 쉬운 일인가나무를, 책상을, 모르는 사람을안아 준다는 것이물컹하게 가슴과 가슴이 맞닿는 것이어디 쉬운 일인가그대, 어둠을 안아 보았는가무량한 허공을 안아 보았는가슬픔도 안으면 따뜻하다마음도 안으면 따뜻하다가슴이 없다면우주는 우주가 아니다​- 나호열 시집, 『타인의 슬픔』 ((연인M&B, 2008)가장 가까운 타인, 나를 안아주는 시간― "슬픔도 품으면 따뜻해집니다"​누군가를 품는다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나호열 시인이 노래하듯, “물컹하게 가슴과 가슴이 맞닿는” 그 순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결이 스며듭니다. ​나무를, 책상을, 모르는 사람을 끌어안기까지 우리의 마음은 망설임과 두려움을 건너야 합니다. 그럼에도 시인은 묻습니다..

일상글 2025.06.15

그냥, 겪어가며 사는 겁니다

사는 게 늘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죠.​애써 세운 계획이 무너지고, 원치 않던 일이 일어나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길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기도 합니다.​그럴 때마다 우리는 흔들립니다.어쩔 줄 몰라 헤매고,어디쯤에서 멈춰 서기도 하지요.​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그 모든 순간이 결국 내 삶의 한 조각이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잘 풀린 일보다엉키고 뒤틀렸던 순간들이나를 더 깊게 만들고, 더 단단하게 만들어줍니다.​인생은 정답을 맞히는 문제가 아니라, 하나하나 겪어보며 배워가는 여정입니다.​미리 모든 것을 알 수 없고, 모든 걸 다 준비한 채 살아갈 수도 없습니다.​그래서 중요한 건‘잘 살아야지’라는 결심보다, ‘어떻게든 잘 겪어보자’는 마음입니다.​눈물이 흐르는 날도 있고,별일 아닌 일에 웃음이 터지..

일상글 2025.06.13

삶은 단순할수록 깊어진다

저는 한때, 바쁘게 사는 것이 곧 잘 사는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루에 여러 가지 일정을 소화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해야 할 일들을 빼곡히 적어가며 시간을 채워나갔습니다. 그렇게 분주하게 움직이는 제 모습이 왠지 모르게 뿌듯하게 느껴졌습니다.​그러나 어느 순간, 그 많은 일들 속에서도 마음 한켠은 텅 비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엇 하나 제대로 느끼지도, 충분히 기억하지도 못한 채 하루가 휙 스쳐 지나가는 날들이 계속되었습니다.​그 무렵, 법정 스님의 책 『무소유』를 다시 펼쳐 들었습니다. 그 안에는 “소유하지 않음으로써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라는 문장이 있었습니다. ​복잡함이 일상이 된 시대에 단순하게 사는 일은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닙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삶이 단순해질수록 우리는 더..

일상글 2025.06.12

진짜 대한민국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진짜로”, “정말로”, “진짜야” 같은 말을 습관처럼 자주 쓰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누가 의심한 것도 아닌데 굳이 덧붙이는 ‘진짜’라는 말. 저는 가끔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문득 궁금해집니다. 왜 어떤 이들은 그렇게 ‘진짜’라는 말을 반복해서 강조할까? 그 말 속엔 혹시 본인의 말이 의심받을까 봐 미리 방어하려는 마음이 담겨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늘 진심이 외면당했던 경험의 반작용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보곤 합니다.​요즘 들어 '진짜 대한민국'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들려옵니다. 새 정부의 슬로건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편이 씁쓸해집니다. 얼마나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이 그동안 오용되고, 왜곡되고, 때론 가볍게 소비되었으면, 이제..

일상글 2025.06.11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생텍쥐페리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입니다.​우리에게 '어린왕자'의 저자로 잘 알려진 생텍쥐페리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라고 하며 인간관계의 깊은 진실을 말했습니다.​마음은 강요할 수 없고, 거래의 대상도 아니며, 그저 다가가고, 기다리고, 나를 내어줄 때 비로소 열리는 문과 같습니다.​요즘 직장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수평적 조직, 애자일 방식, 자유로운 피드백 문화, 자율과 책임의 균형을 추구하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열정’을 가진 사람, ‘자기 주도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는 전제가 놓여 있습니다. 그..

일상글 2025.06.10

평소(平素)가 중요합니다

– "평소의 모습이 나를 지켜 줍니다." ​​ 우리는 흔히 중요한 순간에 자신의 진가가 드러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그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기까지의 ‘평소’입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일상의 태도, 익숙해져 버린 삶의 작은 선택들이 결국 우리를 만들어 갑니다.​삶에는 예고 없이 파도가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갑작스레 닥친 아픔, 예상치 못한 갈등,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찾아올 때, 사람은 자신이 쌓아온 삶의 기초로부터 힘을 얻게 됩니다. ​그 기초는 화려한 준비가 아닙니다. 오히려 조용하고 단단하게 쌓아온 '평소의 삶'에서 나옵니다.​기도는 갑자기 되는 일이 아닙니다. 평소에 하나님께 마음을 여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어두운 골짜기에서도 그분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감사도 마찬가지..

일상글 20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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