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면의 저주?”
도대체 아침부터 무슨 말인가 싶으셨을 겁니다.
“이제 라면도 못 먹는 거야?” 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신 분도 계시겠지요. 걱정 마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라면 섭취를 금지하는 건강 칼럼이 아닙니다.
사실 제게 라면은 인생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입니다.
허기진 밤, 지친 마음, 무언가 허전한 날에도 라면은 늘 묵묵히 곁을 지켜준 친구였습니다. 라면이 저를 배신하지 않는 한, 저도 라면을 떠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니 안심하시고, 이제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이 글은, 당신이 무심코 자주 꺼내는 한 문장—“~했더라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생의 문장 속에서 ‘라면’은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때 아파트를 샀더라면…”, “그 직장을 그냥 다녔더라면…”,
“그 사람과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이런 문장들은 마치 주문처럼 반복되며, 우리 삶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이것이 바로, 라면의 저주입니다.
라면의 저주는 과거의 선택에 대한 후회로 시작됩니다. 그 후회는 단순한 반성을 넘어, 현재를 멈춰 세우는 마법과도 같습니다.
사람들은 “~했더라면”이라고 말한 뒤, 그 문장의 다음 절을 좀처럼 이어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지금 나는 이렇게 하겠다"라는 결단 대신, 과거의 그림자 속을 맴돌며 후회만 반복합니다.
그렇게 그들의 시간은, 움직이지 않는 정체의 늪에 빠지게 됩니다.
이 저주에 걸린 사람은 눈앞의 기회조차 보지 못합니다. 과거에만 시선을 고정한 채, 현재를 흐릿하게 지나칩니다.
그들은 때때로 자신이 그 시점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말하지만, 실은 그 순간에 아무런 시간도, 아무런 에너지도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라면’이 되려면, 그 시점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질문하고, 시도했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았기에, 후회라는 이름의 저주가 그 문장을 점령한 것입니다.
『비겁한 돈』이라는 책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했더라면”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들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라고.
반면, 투자에 성공한 이들은 그 시점에 머물며 시간을 들여 생각하고, 조사하고, 행동했습니다.
그러니까,
‘라면’은 단지 기회를 놓친 결과가 아닙니다. 기회를 준비하지 않았던 마음가짐의 결과입니다.
우리는 후회를 말할 때, 마치 그 선택이 정말 가능했던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당시의 우리는 선택을 할 만큼 진지하지도, 절실하지도 않았던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 샀더라면”이라고 말하면서, 정작 그때는 부동산 뉴스도 건성으로 넘겼고, 현장을 한 번도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후회는 때때로,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화된 과거 위에 지어진 망상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저주를 푸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답은 단순합니다.
다음 ‘라면’이 오기 전, 지금 여기를 살아야 합니다.
후회가 시작되는 문장을 반으로 자르고, 그 뒤를 이렇게 채워 넣어야 합니다.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도, 지금 나는 이렇게 하겠다.”
“그 기회를 놓쳤지만, 다음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오늘부터 이렇게 살겠다.”
이것이야말로 라면의 저주를 끊는 첫 번째 주문입니다.
라면의 저주는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그러나 그 저주에 머물지 않고, 그 경험을 디딤돌 삼아 새로운 문장을 써 내려가는 사람만이 그 저주를 이겨냅니다.
후회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딛고 나아가는 힘은 선택받은 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오늘도 누군가는 “라면…”이라는 말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 말이 과거로 가는 입구가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는 문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당신이 그 문장을 끝까지 써 내려가는 사람이기를 소망합니다.
-By가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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