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글

꽃을 건네는 손에 남는 향기처럼

가치지기 2025. 5. 3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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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처럼 남는 삶의 태도에 대하여...

아침 햇살이 창가에 스며드는 시간, 문득 한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꽃을 건네는 손에는 꽃향기가 남는다.”

장미꽃이 만개한 5월, 피어난 꽃 앞에 멈춰 선 순간 떠오른 문장입니다.

이 짧은 영어 속담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조용히 일러주는 인생의 가르침처럼 느껴집니다.

누군가에게 장미 한 송이를 건네는 순간, 그 사람의 얼굴에 번지는 미소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꽃을 잠시 쥐었던 손에 은은히 남는 향기를 상상해 봅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누군가에게 작은 기쁨을 주고자 애씁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 미소 한 번, 때로는 말없이 건네는 손길 하나. 이 모든 베풂에는 표현되지 않는 기쁨과 흔적이 남습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의 본질인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선한 마음으로 건넨 도움이나 호의가 때로는 상처로 되돌아올 때가 있습니다.

진심을 다해 손을 내밀었지만 오해와 무관심, 심지어는 차가운 반응이 돌아올 때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 걸 그랬나…”라는 후회가 마음을 스칩니다.

그럴 때면 이 말을 다시 떠올립니다.

“꽃을 건넸다면 향기만 남기자.”

그 향기가 내 안에 머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꽃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합니다.

요즘은 부고 소식이 잦습니다.

장미처럼 찬란했던 시간이 언젠가 저물고, 남는 것은 결국 사람의 향기 같은 흔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경조사를 의무처럼 생각했습니다.

“내가 갔으니, 그도 오겠지.”라는 기대가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고, 지금은 경조 소식을 들으면 금액부터 먼저 떠올리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마음을 담기보다 액수를 고민하는 내가 너무도 모질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기쁜 일에는 함께 웃어주고, 슬픈 일에는 말없이 손을 잡아주는 것, 그것이 결국 사람 사이에 가장 진한 향기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꽃을 건넨다는 것은 향기를 건네는 일입니다.

그 향기는 받는 사람뿐 아니라 주는 사람에게도 오래 남습니다.

장미의 계절이 저물어갑니다.

하지만 2025년 5월, 꽃 앞에서 마주한 그 향기와 기억은 내 마음속에서 오랫동안 잔향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 작은 꽃 한 송이를 건네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렇게 살아간다면, 우리 삶은 어느 순간 누군가에게 향기처럼 기억될 것입니다.

-By가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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