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子女)

"자녀와 함께 어른이 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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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저는 부모님께서 그러하셨듯, 어떤 상황에서도 가정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제가 태어나서 해야 할 가장 큰 소임이라고 믿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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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이 가정 안에 우주의 신비보다도 더 놀라운 비밀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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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은 거대한 에너지를 품은 우주의 중심에 있는 태양과 같고, 한 국가의 근간이며 이 사회의 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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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아름답게 잘 꾸려지면, 그 울림은 잔잔한 파동처럼 흘러 흘러 세상으로 퍼져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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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마지막 주, 다가오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시리즈 기획 글을 써보자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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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작으로 가정의 출발점인 ‘부부’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나누었고, 이번에는 그 부부가 사랑으로 품은 ‘자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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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여섯 살까지 평생의 효도를 다 한다."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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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보여주는 사랑과 존재 자체로 이미 평생의 효도를 다한 것과 같다는 뜻으로 이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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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처음 들은 건 얼마 전 아내에게서였습니다. 그 순간 물개 박수를 치며 얼마나 공감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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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쁨, 뱃속 아기에게 태명을 지어주며 동화책을 읽고 이야기를 들려줄 때마다 배를 툭툭 치며 반응해 주던 신비로운 순간들, 태어난 날의 감동, 방긋 웃고 재롱부리던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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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장면은 사진이나 영상이 없어도 평생 마음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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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소중한 자녀가 자라며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 부모의 욕심이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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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내를 보며 느낀 것은, 자녀 또래의 엄마들과의 모임에서 형성되는 ‘정보의 세계’ 속에서는, 그 노력에 조금이라도 소홀하면 자녀를 제대로 사랑하지 않는 부모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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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기회를 놓치면, 마치 사랑이 부족한 부모가 되는 것 같은 죄책감에 밤새 한숨을 쉬던 아내를 곁에서 지켜보며 마음이 무거웠던 적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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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첫째는 이제 대학생이 되었고, 둘째는 고등학생입니다. 눈에 띄게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녀들은 제게 스승이자 저를 지탱해 주는 나무 같은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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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날, 상장 하나 받지 못한 아이였지만, 그날은 제게 있어 세상의 어떤 상보다 더 감동적인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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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정문을 지키시던 경비 아저씨께서, 늦게 도착한 딸을 기다리셨다가 꽃다발을 건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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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내내 인사를 잘하고 예의 바르게 대해준 딸이 너무 고마웠다며, 직접 준비한 꽃을 전해주신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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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꽃다발은 아직도 사진으로 소중히 간직되어 있습니다. 딸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올바른 길을 묵묵히 걸어가며 성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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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적으로는 역시 빛나지 못합니다. 저를 닮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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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학교 시절, 스승의 날 담임선생님께 자발적으로 손 편지를 써드렸던 아들. 그 편지에 감동한 선생님께서 우리 부부에게 따로 감사의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아들 덕분에 감격해 울었다는 선생님의 말에, 저도 울컥했고, 아이가 참 고맙고 대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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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자녀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중년이 된 지금 아내가 처음 이야기했던 “자식은 여섯 살까지 이미 평생의 효도를 다 했다"라는 말이 새삼 깊이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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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건강하게, 그리고 부모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삶의 무게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고 있는 그 모습이, 이미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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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길 위에서 묵묵히 기도하고, 조용한 사랑으로 토닥여주는 일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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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은 울타리이지만, 그 안에서 가장 밝게 피어나는 존재는 ‘자녀’입니다. 자녀는 단지 우리의 일부가 아니라, 우리가 세상에 남기는 가장 깊고 순수한 사랑의 흔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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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말보다 눈빛을, 훈계보다 태도를 먼저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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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부모의 인격을 거울처럼 비추며 자라납니다. 따라서 자녀를 잘 키운다는 것은, 지혜롭고 온전한 한 인간을 세상에 내어놓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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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부모인 우리가 자녀에게 더 많이 배워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들의 순수함은 우리 내면을 비추고, 그들의 질문은 삶의 본질을 다시 묻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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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향한 사랑은 때로 고되고 아프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진짜 어른으로 자라납니다. 우리는 자녀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자녀와 함께 인간다움의 길을 배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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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아이를 성장하게 하고, 부모를 성숙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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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들 녀석이 중간고사를 망쳤다고 미리 방어막을 쳤습니다. 저녁, 아내와 나란히 누워 잠들기 전 한숨을 쉬는 아내에게 조용히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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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껏 키운 난처럼, 자기가 그렇게 정성껏 키웠으니, 분명히 이 아이도 언젠가는 꽃을 피워 보답해 줄 거야. 그러니 내 말을 믿어.” 그 말이 아내에게도 위로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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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늘도 우리는 자녀라는 거울 앞에 선 채, 또 한 걸음 어른이 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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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가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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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ren

"Growing Up with My 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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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always believed, just as my parents did, that fulfilling my responsibilities at home, no matter the circumstances, is the greatest duty I was born to carry. This belief comes from the understanding that there is a secret in the family more profound than the mysteries of the universe. The family is like the sun at the center of the universe, holding immense energy, the foundation of a nation, and the root of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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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a family is nurtured beautifully, its resonance spreads like gentle waves across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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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last week of April, as we approach May, a month dedicated to family, I decided to write a series of articles. I began by discussing "couples, " the starting point of a family, and this time, I would like to talk about the children that couples raise with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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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e is a saying: "A child shows all their filial piety by the age of s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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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means that the love and existence of a child before entering elementary school is akin to fulfilling a lifetime of filial piety. The first time I heard this was from my wife, and I couldn't help but enthusiastically agree with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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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oy I felt when I first heard the news of my wife's pregnancy, the mysterious moments when our unborn baby responded as I gently tapped my belly while reading a storybook, the emotion of the day our baby was born, and the memories of my baby smiling and making cute gestures — these are all vivid in my heart, even without photos or 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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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our precious child grew, the parents’ desire for them to do well began to mix with the need to push them for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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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particular, I noticed that, in the world of “information” that arose from interactions with other mothers of children around the same age, it felt as though not doing everything in my power could be seen as neglecting my child’s upbringing, almost like I wasn’t loving them enough. I watched my wife stay awake at night, feeling guilty as if she were failing as a mother. There were times when my heart felt heavy, just standing by her 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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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rs have passed, and my eldest is now in college, while my youngest is in high school. While they may not be the best academically, they have become my teachers and the solid trees that support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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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ay my daughter graduated from high school, she hadn’t received any awards, but that day was more touching to me than any prize could ever be. The security guard at her school, who had seen her always greet people politely and respectfully, waited for her after school hours and handed her a bouquet of flowers. It was his way of thanking her for being so consider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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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still cherish that bouquet of flowers in a photo. My daughter had been growing quietly, walking the right path in her own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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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ame goes for my second son. Although his grades didn’t shine, I still remember how he wrote a handwritten letter to his teacher on Teacher’s Day when he was in middle school. The teacher, so moved by his letter, sent a separate note of thanks to us. The teacher even told us that she cried because of the gesture, and I too, found myself tearing up, grateful and proud of my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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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ing my children grow, I am reminded of my wife’s words, “By the age of six, a child has already fulfilled their entire duty of filial p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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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no more expectations from my children. Their growth, their determination to walk their own path despite the burdens of life, is enough for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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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all we as parents can do is quietly pray and offer gentle love as they continue along their 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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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amily" is the protective boundary, but the brightest bloom within that boundary is the "child." Children are not just parts of us; they are the deepest and purest traces of our love that we leave behind in this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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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ren learn more from our actions than our words. They reflect our character as if looking into a mirror. Therefore, raising a child well is about introducing a wise and complete individual to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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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haps it’s us, the parents, who have more to learn from our children. Their innocence reflects our inner selves, and their questions force us to reconsider the essence of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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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ing our children can be exhausting and painful, but through it, we grow into true adults. We don’t just raise our children; we learn humanity together with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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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makes children grow, and it matures par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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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the other day, my son was defending himself for not doing well on his midterms. Before going to bed, I quietly told my wife as she sighed beside me, “Just like I grew with great care, I’m sure our child, too, will one day bloom and repay us for the love we’ve given. Believe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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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ope that my words brought her some comf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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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so, today, too, we stand before the mirror that is our child, taking another step toward becoming adul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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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가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