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Gaslighting)은 뛰어난 설득과 조작을 통해 상대가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고, 현실 감각과 판단력을 흐리게 하여 결국 가해자의 뜻에 따르게 만드는 심리적 조작 행위입니다. 이 개념은 패트릭 해밀턴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 1944년 영화 〈가스등〉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영화 속 남편은 아내를 통제하기 위해 집안의 가스등을 은밀히 조작하여 불빛을 희미하게 만들고, 아내가 이를 이상하게 여기면 “네가 잘못 본 거야.”라고 반복해서 말합니다. 아내는 점점 자신의 감각을 의심하게 되고, 결국 남편에게 의존하게 됩니다.
가스라이팅은 단순한 거짓말이나 속임수가 아닙니다. 이는 상대방이 자신의 감정을 신뢰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나아가 가해자의 의도대로 행동하게 하는 교묘한 심리적 지배 행위입니다. 특히 직장에서 이러한 가스라이팅이 자주 발생합니다. 조직이라는 구조 속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은 가스라이팅을 통해 부하 직원들이 스스로를 의심하고, 결국에는 자신의 판단이 아닌 상사의 말에만 의존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교묘하게 이루어지는 가스라이팅의 행동 패턴
직장에서의 가스라이팅은 단순한 권위 행사와는 다릅니다. 이는 상대가 자신의 뜻에 반항하지 못하도록 정교하게 설계된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다음은 대표적인 가스라이팅 패턴입니다.
공포 조성 후 보상 제공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은 먼저 두려운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회의 자리에서 특정 직원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거나, 업무 실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모욕적인 언사를 사용합니다.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거야. 너 때문에 팀이 망가지는 거야.”와 같은 말로 심리적 압박을 가합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네가 잘 되길 바라는 사람이야.”, “사실 너는 가능성이 있어.”라는 식으로 따뜻한 말과 보상을 섞어 줍니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말을 계속해서 신경 쓰게 되고, 결국 그 말이 진실이라고 믿게 됩니다.
모순된 메시지로 혼란 유발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은 자주 상반된 메시지를 보냅니다. “자율적으로 해.”라고 하면서도,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왜 내 말대로 안 했어?”라고 다그칩니다. “너의 의견이 중요해.”라고 말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에는 “이건 위에서 결정한 거야.”라며 무력감을 심어줍니다. 이러한 모순된 메시지는 상대방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결국 가해자의 의견에 무조건적으로 따르게 만듭니다.
타인과 비교하여 자존감 저하
“네가 하는 일이 항상 부족해.”, “다른 사람들은 잘하는데 너만 유난이야.”와 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들으면, 피해자는 점점 자신을 의심하게 됩니다. 비교를 통해 피해자의 자존감을 낮추는 것은 가스라이팅의 대표적인 수법입니다. 이를 통해 피해자는 자신의 감정을 믿지 못하고, 가해자의 평가에 의존하게 됩니다.
부정과 조작을 통한 현실 왜곡
“네가 오해한 거야.”, “그런 말 한 적 없어.”, “너만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같은 말은 피해자의 현실 감각을 흐리게 합니다. 분명히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는 끝까지 부인하면서 피해자가 스스로를 의심하도록 만듭니다.
‘너를 위한 것’이라는 명목으로 조종
가스라이팅은 직접적인 폭력이나 강압이 아니라,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야.”라는 식으로 교묘하게 진행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상대를 위한 조언은 자유로운 선택을 허용하지만, 가스라이팅은 상대방을 가해자의 틀 안에 가두는 것이 목적입니다.
가스라이팅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알아야 할 것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사람들은 점점 자신이 틀렸다고 믿게 되고, 가해자의 말과 행동에 의존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우리의 생각과 마음은 결코 훼손당해서는 안 되는 고귀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철학자 칸트는 인간을 “목적 그 자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는 인간이 타인의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되며, 스스로 존엄성을 지닌 존재라는 뜻입니다. 가스라이팅은 상대를 수단화하고 조종하는 행위이므로, 철학적으로도 매우 비윤리적인 행위입니다.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사람들이 권위적인 존재에 순응하면서도 그 속에서 안정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가스라이팅이 지속되면, 피해자는 가해자의 권위에 종속되는 것이 더 편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자유를 잃고 스스로를 부정하는 길입니다.
우리는 고유한 가치를 지닌 존재이며, 타인의 말과 행동이 우리의 존엄성을 훼손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은 존중받아야 하며, 그것을 부정하는 사람에게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주변에서 가스라이팅이 의심된다면, 자신을 믿고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온전히 살아야 한다.'
가스라이팅은 단순한 인간관계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우리의 삶 자체를 왜곡할 수 있는 심각한 조작 행위입니다. 피해자는 결국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신뢰하지 못하고, 타인의 틀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유롭고 고귀한 존재이며, 우리의 생각과 마음은 훼손당해서는 안 됩니다.
니체는 “너 자신이 되어라.”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타인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가스라이팅 속에서 길들여지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존재입니다.
온전한 삶을 위해서는 스스로를 믿고, 가스라이팅의 패턴을 알아차리며,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를 때, 우리는 더 이상 타인의 조종 속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삶을 주도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스라이팅을 계획하거나 그 방식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분명히 말하고 싶습니다. 만약 다른 사람을 의도적으로 조작하여 자신의 뜻대로 이끌고자 한다면, 그 행위는 단순히 심리적 조작이 아니라, 무고한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죄악입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깊은 죄책감을 느껴야 하며,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고통을 진지하게 돌아보아야 합니다. 사람을 도구로 삼으려는 자는 결국 자신의 인간성을 잃을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지지하며 함께 성장하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각자의 삶을 온전히 살아가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아름다운 인간들입니다."
-by 가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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