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나침반
내 마음의 평온은
나를 지키기 위해 만든
인공 호수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잔잔함은
누군가 돌을 던지면 금세 깨어지고,
바람 한 줄기에도
쉽게 뒤집히는 —
불완전한 평온이었습니다.
나는 그동안
다치지 않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내 안에
억지 고요를 조성해왔던 것이었습니다.
바람에 쓰러지지 않으려
스스로에게 진리를 쥐여주었고,
복잡한 세상 속에서
나를 붙들 단 하나의
단순한 믿음을
한 줄씩
마음에 새겨왔습니다.
어둠을 지날 때마다
멈추지 않고 걷기 위해
작은 초롱불이 필요했습니다.
바다 건너 어딘가로 가기 위해
내 마음의
나침반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나아가려 할수록
초롱불은 흔들리고,
나침반은
자주 방향을 잃었습니다.
이 삶이 고되어도,
그래도 살아갈 이유를 찾기 위해
내 안 깊이
따뜻한 문장 하나씩
품게 되었습니다.
그 문장들이
긴 여정의
지팡이와도 같았습니다.
추위에 떨 때,
고독에 흔들릴 때면
가슴에 품었던 그 문장들을
조용히 펼쳐 봅니다.
그것이 —
나를 안아주고,
내 마음의
나침반이 되어줍니다.
언젠가,
어떤 바람이 불어와도
흔들리지 않고
고요히 머무는 호수를
상상해 봅니다.
그 호수는
어떤 돌을 던져도
물결 하나 없이
깊은 침묵으로
세상을 감쌉니다.
-가치지기
최근, 나의 모습을 바라보며 깊은 부끄러움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 부끄러움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면서 내 삶에서 내가 그동안 추구해온 방향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랑하고 품고, 함께 하기보다는, 오히려 나만을 지키기 위해, 나를 보호하기 위해 살아왔다고 느꼈습니다. 나아진 것이 없었고, 공허함과 무력함에 휩싸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꿈을 꾸기로 결심했습니다. 바람과 돌마저도 품을 수 있는 평온함을, 내면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궁극적인 평화를 향한 꿈을 다시 조용히 꾸기로 했습니다.
-가치지기
'일상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은 '쌓아가는 것'입니다. (0) | 2025.03.17 |
---|---|
"죽음을 생각하면, 삶이 선명해진다" (9) | 2025.03.16 |
나날이 좋아지는 사람이 교양 있는 사람입니다. (6) | 2025.03.14 |
일상 속의 가스라이팅 (2) | 2025.03.13 |
비이성적 과열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11) | 2025.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