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풍

가치지기 2025. 1. 2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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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어릴 적 소풍날,

작은 가방 안에

엄마의 사랑이 차곡차곡 담겼다.

바리바리 음료수와 과자가 채워지고,

그 곁에는 언제나 하늘색 물통 하나가 놓였다.

밤잠을 뒤척이며

소풍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설렘,

그날의 아침 해는 이불을 끌어안은 채

일어나려 하지 않았다.

그 설렘, 그 기다림의 기쁨이

그리워지는 어느 날,

작은 기쁨 하나하나를

가슴에 담으며

순간의 소중함으로

소풍 가방을 다시 채운다.

길 위에서 마주한 풍경,

바람결에 실려 오는 노래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다.

돌부리에 걸려 휘청거려도

한 걸음, 또 한 걸음을 기대하며 걷는다.

오늘도 나는

하늘색 물통을 어깨에 걸치고,

소풍 가방을 메고,

흥얼거리며

소풍 길을 걷는다.

 

-가치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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